1시간 반 정도 걸으면 양재시민의 숲까지, 반대방향으로 가면 분당까지 이어지는 탄천의 산책로. 경기민요를 처음 배우던 문화센터와 가까워서 초반에 가끔 갔던 곳. 2017. 7.31 월 화장실(‘반복되는 일상의 행위’와 ‘노래 부르기’를 하나의 패턴으로 만들면 연습량이 늘지 않을까 해서 궁리해 본 것인데, 노래에 집중하다 보면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솜이불 안(잠시 시도해 보았지만 왠지 이불속의 먼지들을 다 들이마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붙박이장 안(답답한 데다가 공간이 좁아서 바로 나오고 싶어졌다), 집 안(가장 편안한 곳이지만 혹시나 위 아랫집에 내 소리가 들릴까 봐 여름에도 문을 꼭꼭 닫게 된다), 주차되어 있거나 달리는 차 안(달리는 차는 소음에 대한 ..
'전설의 고향'의 한장면처럼 눈보라가 치는 북한산 2017. 7. 26 수 내가 어려서 보던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시려나?ㅎ ‘전설의 고향’이라고. 귀신이 자주 나와서 이불속에 숨어서 겨우 볼 수 있었던 납량특집 드라마의 대명사. 종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덜 무섭게 느껴졌을 땐, ‘우리나라의 귀신이라는 귀신은 이제 다 나온 거야? 이제 귀신이 나와도 하나도 안 무섭네.’ 그래서 서운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더 이상 귀신 얘기에 이불속으로 숨지 않아도 될 만큼 내가 커버렸었다는 건 한참이 지나고서야 깨달았었다. 어느 회엔 가에 소리를 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게 판소리인지 민요인지 아니면 다른 무슨 장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회의 귀신은 기억이 없고 소리를 못..
이옥봉이 궁금해져서 구입한 하응백님의 책, '몽혼' 표지 이옥봉의 시 '몽혼(夢魂)' 2017. 7. 20 목 처음 수심가 11글자를 배우던 날, “이 사람이 그리워하는 대상이 꼭 남자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간절히 원하는 무엇일 수도 있고,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만의 간절함을 담아 부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시인 '이옥봉'의 시라고 덧붙이셨는데, 내겐 좀 생소한 이름이었다. 교과서에서 들어본 여자 시인이라면 황진이, 이매창, 신사임당, 허난설헌, 그 외에 ‘작자미상’이라는 묶음 속에 더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 정도? 한자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노래 한 줄을 듣는데 선율의 느낌만으로 슬픔이 느껴졌다. 노래에서 전해지는 슬픔이 거대해서 내가 슬프다 해도 감히 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불빛을 바라보면서, '아리랑'을 부르면서 힘든 시간을 견딘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2017. 7. 15 토 ‘약사~아아아아아아아아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옹혼으로 호오오오오오오오호~오오오오오 오오오오’... 맨 첫날 알려주신 수심가보다 글자 수나 오르락 내리락의 과정이 좀더 정교해졌 다. 나는 여전히 손가락으로 횟수를 세기 바쁘다. 노래를 한다기보단 암기를 하는 느낌으로. 생각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니 잘하겠다도 아니고 ‘안 틀려야 지’가 더욱 내 마음에 가깝다. 오죽하면 내가 실수할 때마다 선생님이 “아니에요~ 괜찮아 요.^^”라고 말씀 하신다.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한글을 읽는 것처럼 또박 또박 노래를 읽고 있다...
초등학교 1,2,3,학년 국어교과서 안에는 '우리말 꾸러미'가 따로 있고, 1-1의 '듣기, 말하기' 의 경우 모음을 발음하는 방법이 입모양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2010년도 3월 발행) 2017. 7. 3 월 “해주 아리랑, 해볼게요” 전해지고 있는 수십 가지의 아리랑 중 ‘해주아리랑’이란 것도 있구나 정도는 알고 있었고, 배워 본 적은 없지만 들어 본 적은 있으니 가락이야 금세 익힐 수 있겠지 생각했다. 선생님이 먼저 “아리아리 얼쑤 아라리요~” 선창을 하시고, 내가 “아리아리 얼쑤 아라리요~” 따라 했다. 나는 분명 선생님 노래 그대로 따라 한다고 했는데 아니어도 너무 아니었던 모양이다. 예상보다 가혹한 지적이 쏟아졌다. “움직임은 그대로 가되 입술을 너무 쫙쫙 찢으려고 하지 마세요” 내가 ..
어색하고 불편하게 들리는 내 소리들도 언젠가는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해지기를… 2017. 6.19 월 첫 번째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부터 다음 수업 전까지 ‘약사(若使) 몽혼(夢魂)으로 행유적(行有跡)이면’을 듣고 또 들었다. 하루 종일까지는 아니지만 수시로 틈틈이 어쩌면 꽤 많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11글자를 5일 동안 반복해서 들었다. 첫 수업 때 녹음하는 걸 깜빡해서 후반부 20분 정도만 녹음이 되었기 때문에 한 번을 다 듣는 데에 20분밖에 안 걸린다. 문제는 이 길지 않은 시간이,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 등이 반복되다 보니, 글자 수 세다가, 음의 높낮이 생각하다가 금세 멍해지곤 했다. 한 글자를 더 부르기도 하고 한글자를 빠뜨리기도 하고... 듣긴 듣는데도 들리지 않..
경기민요 책의 여백에 급하게 받아 적은 수심가 가사. 2017. 6.14 수 아는 분의 아는 분의 아는 분을 통해 지금의 서도민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오래 알고 지낸 한의원 원장님의 환자 중에 가야금 연주자가 있고, 가야금 연주자의 지인(知人)이 서도민요 선생님의 친구인데, 이 친구 분이 서도민요 선생님께 연락을 해서 나한테까지 오게 되었다. 한의원 원장님이 민요선생님을 찾아주신 셈인데^^ 순식간에 연락이 되고 인연이 닿아서, 기쁘고, 고맙고, 설레고, 또 신기했다. 오늘이 그 첫날! 그런데 기쁨반, 후회반이다. 내가 뭘 얼마나 잘해보겠다고 남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서도민요를, 그것도 개인레슨까지 받겠다고 하는 걸까?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전공자만 가르치는 분이라는데, 나같은 아마추어는 '(답..
- Total
- Today
- Yesterday
- 일기
- 노래
- 0초사고
- 사서
- 아저씨의 꿈
- 수심가
- 댓글
- 냉이주먹밥
- 82년생 김지영
- 초한가
- 입문코디교육
- 도스토예프스키
- GC클럽
- 독서모임
- 서도민요
- 그림
- 한의원에서 알하기
- 한의원에서 일하기
- 엄마
- 보르헤스
- 아카바 유지
- 도서관
- 구몬영어
- 학습지
- 구몬쌤
- 알바
- 주부학교
- 필사
- 가객
- 한의원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