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2 호기심 100으로 시작한 경기민요를 2년 배우다가 2017년 6월, 서도민요를 배우게 되었다. 어느 쪽도 '배웠다'거나 '할 줄 안다'라고 말하긴 애매한 실력이지만, 서도민요에 마음이 좀 더 기울게 된 것은 서도민요의 '낯섦'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 가 보지 못한 서도(황해도, 평안도 지방), 이국적인 느낌, 솔직한 가사, 그리고 이런 얘기는 서도민요 배우는 분들이 들으면 언짢아할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내 귀엔 소수자(minority)의 느낌이 묻어났다. 이런 대중적이지 않은 듯한 느낌이 서도민요의 오리지널리티 중 하나라는 생각을 나는 하곤 한다. 처음 시작할 땐 2020년에도 여전히 내가 노래를 배우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배우거나 어쩌면 그만둘 수도 있는 긴 흐름을 두..
20190926 서른두 살 때 6시간 42분 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적이 있다. 서울에서 여럿이 타고 온 단체버스도 떠났고, 주변에 뛰는 사람 한 명 없었지만 걷다 뛰다를 거듭하면서 처음 출발했던 경기장에 되돌아왔다. 지금처럼 10월이었다. 내가 트랙 안으로 들어섰을 땐,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음악이 흘러나왔고, 대회 장비를 실을 대형 트럭이 대기 중이었고, 같은 색깔의 조끼를 입고 있던 진행요원들이 빨간색 플라스틱 의자를 트럭 위에 싣고 있는 중이었다. 걷는지 뛰는지도 모르는 걸음으로 움직이면서 생각했다. '완주했다.' 누군가 나를 발견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들려왔고, 순식간에 귀가 따가워질만큼 커다란 소리가 되었고, 마치 1등이라도 한 것처럼 피니싱 라인을 통과했다...
20190902 빠짐없이 도서관에 출근을 했고, 일상도 비슷하게 이어갔고, 매일 쓰는 일기도 겨우겨우 써냈지만, 노래 연습은 거의 하지 못했다. 핑계를 대 본다면 기운이 한 톨도 없었다. 돈을 받고 하는 일(도서관 일)이 내 에너지를 가져갈 우선권이 있다고 생각했고, 내 자식 먹이고 키우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노래 수업은 자꾸 후순위로 밀려났다.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선택이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부터는 근무시간이 많이 줄어서 좀 더 편안해진 상태에서 노래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하루하루 버티듯이 방학을 버틴 몸은 1시간의 노래 수업도 버텨내질 못했다. 겨우 앉아만 있다고 해야 하나? 이전의 수업 때도 겨우 겨우 노래를 했던 날..
20190715 도서관 지역 전담 사서로 일하게 되면서 노래 수업 시간도 조정하게 되었다. 방학 중 도서관 근무 시간은 오후 6시까지라 기존의 낮 1시에는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7/22, 7/29, 8/5, 8/12, 4번의 수업은 도서관이 끝난 이후인 오후 6시 반에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낮보다 오후 시간은, 특히나 방학 동안의 오후 6시 반 이후의 1시간은, 저녁식사를 하거나, 일하러 간 부모들이 집으로 돌아오거나, 어린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거나, 큰 아이들이 저녁을 먹고 학원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시간대이다.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하는 시간. 다 저녁에 웬 장구냐고 하면? 장구만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시끄럽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 물론, 시끄럽다고 바로 우리 집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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