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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호기심 100으로 시작한 경기민요를 2년 배우다가 2017년 6월, 서도민요를 배우게 되었다.
어느 쪽도 '배웠다'거나 '할 줄 안다'라고 말하긴 애매한 실력이지만, 서도민요에 마음이 좀 더 기울게 된 것은 서도민요의 '낯섦'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
가 보지 못한 서도(황해도, 평안도 지방), 이국적인 느낌, 솔직한 가사, 그리고 이런 얘기는 서도민요 배우는 분들이 들으면 언짢아할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내 귀엔 소수자(minority)의 느낌이 묻어났다.
이런 대중적이지 않은 듯한 느낌이 서도민요의 오리지널리티 중 하나라는 생각을 나는 하곤 한다.
처음 시작할 땐 2020년에도 여전히 내가 노래를 배우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배우거나 어쩌면 그만둘 수도 있는 긴 흐름을 두고 보면 오늘 하루 아니면 정신없이 지나간 최근의 몇 달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지금으로선 알기 힘들다.
가늘고 길게라도 배움의 끈을 놓지않고 이어가고 있는 나.
2015년, 경기민요를 처음 시작할 땐 전업주부였고, 노래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지금에 비해서는 좀 더 있었다.
2017년, 아이가 중학생이 된 후 2년 동안은 아이 공부에 신경 쓰느라 연습할 시간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노래는 내 일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2019년 하반기에 도서관 지역사서 일을 하는 동안은 일과 노래를 같이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 시기였지만, 아이의 격려와 지원으로 버텨갈 수 있었다.
2020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정직원 계약을 앞두고 있는 한의원의 일은 노래할 시간을 잡아먹는 데 큰 기여를 할 것만 같다.^^
그래도 내가 노래 하나만 하고 살 건 아니니까 그것 또한 받아들이고 지켜보기로 한다. 1년, 혹은 5년, 10년 후에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가늘고 길게 배우는 동안에도 내 몸에 서도민요가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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