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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 하나.3gp

경기민요 책의 여백에 급하게 받아 적은 수심가 가사.

 

 

2017. 6.14

 

아는 분의 아는 분의 아는 분을 통해 지금의 서도민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오래 알고 지낸 한의원 원장님의 환자 중에 가야금 연주자가 있고, 가야금 연주자의 지인(知人)이 서도민요 선생님의 친구인데, 이 친구 분이 서도민요 선생님께 연락을 해서 나한테까지 오게 되었다. 한의원 원장님이 민요선생님을 찾아주신 셈인데^^ 순식간에 연락이 되고 인연이 닿아서, 기쁘고, 고맙고, 설레고, 또 신기했다.

 

오늘이 그 첫날! 그런데 기쁨반, 후회반이다.

내가 뭘 얼마나 잘해보겠다고 남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서도민요를, 그것도 개인레슨까지 받겠다고 하는 걸까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전공자만 가르치는 분이라는데, 나같은 아마추어는 '(답답해서) 못가르치겠어요!!하시면? 수업을 하러 가는 것인데, 꼭 시험보러가는 것처럼 긴장되고 떨렸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 앞 횡단보도를 보니 유튜브에서 얼굴만 겨우 확인한 선생님이 보였다.  어깨선까지 닿는 생머리에 민트색 긴팔 셔츠, 베이지색바지를 입고 계셨다. 걸으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서도민요 선생님보다 17살이나 많은 나를 선생님’(tutor가 아니라 연장자인 나를 부르는 존칭)이라 부르기로 호칭정리를 하셨고, 같이 연습실에 들어섰다.

 

선생님의 개인 연습실이라기 보단 음악 전공자들의 전문 연습실 같았고, 그 중 한 방으로 들어가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선생님 한 분과 두사람 정도가 장구를 놓고 앉을 수 있는 크기의 방이고, 에어컨 방석 등등이 있다. 앞으로 내 수업은 우리 집 혹은 연습실, 둘 중 한곳에서 하게 된다.

 

방에 앉자마자 바로 "경기민요 배운 거 한번 해 보시겠어요?’" 하고 말씀하셨다.

충신은 만조정~’을 했었나, ‘나비야 청산 가자~’를 했었나 잘 기억이 안 난다. 경기민요의 노랫가락중 한 곡을 했던 것 같은데, 노래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씀조차 안 하셨다.

 

그리곤 이어 나는 일반인(비전공자)은 잘 안 가르쳐요. 좀 가르치면 금세 그만두고, 열심히 하지도 않고... 내 열정이 아깝고 민요적, 국가적인 낭비예요. 사실 저도 내 앞가림하기도 바빠요. 제가 뭘 해드릴 수는 없어요.’ 그런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몹시 단호한 어조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할 게 아니라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나아요'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뭘 기대한 것도 아니었는데 무안하기도 했고, 3개월 정도 지켜보시다가 열심히 안 하면 잘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서도민요 아는 거 있으세요?” 

“...없어요.”

"수심가(愁心歌) 해보죠."

 

수심가? 걱정을 담은 노래인가? 나중에 찾아보니 님을 그리워하는 노래였다오늘 배운 수심가의 가사는 若使 夢魂으로 行有跡이면11글자이다. 이 가사를 배운 대로 굳이 옮겨본다면

 

야악사~~~~~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옹혼으로 호오오오오오오오오

해앵유우우우우우우우 저어억 이~히이이이이이이이이 며 허어어어어어어어언

 

이렇게 부르다보니 69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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