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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불편하게 들리는 내 소리들도 언젠가는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해지기를…
2017. 6.19 월
첫 번째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부터 다음 수업 전까지 ‘약사(若使) 몽혼(夢魂)으로 행유적(行有跡)이면’을 듣고 또 들었다. 하루 종일까지는 아니지만 수시로 틈틈이 어쩌면 꽤 많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11글자를 5일 동안 반복해서 들었다. 첫 수업 때 녹음하는 걸 깜빡해서 후반부 20분 정도만 녹음이 되었기 때문에 한 번을 다 듣는 데에 20분밖에 안 걸린다.
문제는 이 길지 않은 시간이,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 등이 반복되다 보니, 글자 수 세다가, 음의 높낮이 생각하다가 금세 멍해지곤 했다. 한 글자를 더 부르기도 하고 한글자를 빠뜨리기도 하고...
듣긴 듣는데도 들리지 않았고, 따라 부르고도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선생님 소리를 듣고 따라 하는데도 혼자 하는 연습은 솔직히 인내심이 필요했다.
지금 내가 연습하고 있는 수심가의 앞부분 11글자는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는 그 수심가 하곤 다르다. 같은 노래인 것 맞지만 내가 소리의 길을 먼저 익힐 수 있게 한 글자가 여러 음절로 쪼개진 형태이며, 그것도 천천히 반복하도록 불러주신 것이다. ‘처음부터 빨리하면 예쁘게 떨 수 없다. 천천히 연습을 하고 잘 되면 나중에 빨리 하면 된다’고..
수업내내 선생님과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우우우우우우우우우’를 반복했다. 소리가 오르내릴 때 한 개의 ‘아’나 ‘유’만 톡 불거져도 안 되고 가지런하게, 일정하게, 리드미컬하게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입술의 힘도 그대로 여야 해요’라고 강조하신다.
정말이지 섬세한 표현이다. ‘약사’의 ‘사’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개의 '아’가 일정 구간을 반복하는 동안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나도 모르게 몸의 어딘가가 긴장하게 되면 입술도 훅~ 하고 힘이 들어간다. 나는 정작 모르는 그 미세한 변화를 선생님은 알아차리고 지적하신다.
소리는 입을 통해 흘러나오지만 노래는 이미 온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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