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국어 교과서(2014년 발행)에 수록된 '글자놀이'의 삽화. 쌀을 더 주겠다는 제안에 글자를 외우기 시작하여 글을 배우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원작은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 수심가 가사 2절 2017. 9. 15 금 '수심가'가 끝나고, “지난주에 제가 칭찬을 너무 많이 해 드렸나요? 수심가가 완전히 뒤틀렸어요.” “…?” '초한가'가 끝나고 웃으시면서, “가사가 엄청 외우고 싶으시구나. 그죠? 후다닥 빨리 외우고 싶으세요?” “아니에요. 그건 아닌데, 노래에 신경 쓰면 가사가 금방 안 떠올라서, 가사를 외워두면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니다. ‘당연히 가사를 외워야지’,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기타를 혼자 칠 때는 악보를 보기도 하고 외워서..
초한가를 들으면서 걷던 청계천 산책로 6.9km의 시작 지점, 혼자 걸을 때가 더 많았지만, 사람들과 불빛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2017. 9. 6 수 “여태껏 본 중에 제일 잘하시는데요?ㅎㅎ” 연습을 많이 해서 칭찬받을 것을 예상하고 간 날 오히려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었는데,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은 이번 주에 노래 수업 시작이래 최고의 칭찬을 듣게 되었다. “앞에 있는 사람이 노래가 잘 안 되면 제가 집중력이 엄청 떨어져요. 잘 못하고 연습이 제대로 안 되어있고, 그러면 제가 봐줄 게 없는 거예요. 지난 주하고 똑같으면 나도 매번 똑같은 걸 지적하고 있자니까 능률이 안 올라요. 근데 앞에서 막 (잘) 하면 집중력이 엄~청 높아져요. 봐줄 것들이 많아지고 저도 욕심나는 게 생기니까. 근데 오늘은 ..
숨쉬듯이, 밥먹듯이 노래가 내게 오기를… 2017. 8. 21 월 시작한 지 몇 주 안 되었을 때 정말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해주아리랑’을 배울 때였나? 내 소리를 선생님께서 들으시더니 “이건 소리가 아니에요.”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허걱! 나는 분명 소리를 냈는데 소리가 아니라 하시면ㅠㅠ 소리는 ‘sound’도 있고 ‘voice도’ 있는데, 내가 낸 소리는 성대를 울리고 나왔으나 voice가 아닌 것이다. 얼마나 이상했으면 이렇게까지 표현을 하셨을까?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노래도 아니에요’라고도 하셨다. 그전에 문화센터에서 배웠던 경기민요의 노랫가락을 듣고 그리 말씀하셨었나? 아님 또 해주아리랑이었던가? 잘 기억은 안 난다. (그때는 ‘내가 이런 소리 들으려고 노래를 시작했나 ’하는 자괴감..
나는, 씨앗을 심으면서 꽃을 피우고 싶었나 보다 2017. 8. 16 수 수업이 시작되면 맨 처음 수심가를 부른다. 보통은 선생님이 먼저 부르시고 내가 따라 부르거나, 내가 먼저 부르고 선생님이 고쳐 부르시거나 둘 중의 하나다. 가끔은 1절을 혼자 다 부르게도 하시지만, 내가 잘 해서 시켜보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사와 선율이 내 머릿속에 없으면 혼자서는 부를 수가 없는데 그러려면 평소에 연습량이 충분해야 한다. 선생님은 그냥 시켜보셨을 수 있겠지만 시켰을 때 ‘오~ 연습 좀 하셨네요?’ 하는 소리 정도는 듣고 싶었다. 그리고 선율과 가사의 암기 같은 기본적인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왠지 ‘말로만 열심히 할 것처럼 하고 실상은 열심히 안 하는 사람’으로 보실 것 같았다. 잘 보이는 것까지는 아녀도 ..
내 마음엔 지금, 비가 내린다 2017. 8. 9. 수 큰 맘먹고 시작했다가 결국은 그만두게 되는 것들이 있다. 운동, 악기, 외국어, 다이어트, 금주, 금연... 이유는?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 재미가 없어서,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시작하기 직전과 기초를 닦는 그 과정 사이에 우리 마음에 무슨 소용돌이라도 생기는 걸까? 설렘과 기대감이 힘듦과 온갖 이유들로 뒤바뀌는 그 지점에 무엇이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사실, 지금 내가 딱 ‘그만둘 것 같은’ 마음이다. 겨우 8번 수업을 들었고, 두 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한마디를 부르는 것도 겁이 났다. 자꾸 틀리니, 하면서도 ‘이번에도 틀렸겠지?’ 생각할 때도 많았다. 인생의 2/3를 노래와 살아오신 우리 선생님 같은 분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
1시간 반 정도 걸으면 양재시민의 숲까지, 반대방향으로 가면 분당까지 이어지는 탄천의 산책로. 경기민요를 처음 배우던 문화센터와 가까워서 초반에 가끔 갔던 곳. 2017. 7.31 월 화장실(‘반복되는 일상의 행위’와 ‘노래 부르기’를 하나의 패턴으로 만들면 연습량이 늘지 않을까 해서 궁리해 본 것인데, 노래에 집중하다 보면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솜이불 안(잠시 시도해 보았지만 왠지 이불속의 먼지들을 다 들이마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붙박이장 안(답답한 데다가 공간이 좁아서 바로 나오고 싶어졌다), 집 안(가장 편안한 곳이지만 혹시나 위 아랫집에 내 소리가 들릴까 봐 여름에도 문을 꼭꼭 닫게 된다), 주차되어 있거나 달리는 차 안(달리는 차는 소음에 대한 ..
'전설의 고향'의 한장면처럼 눈보라가 치는 북한산 2017. 7. 26 수 내가 어려서 보던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시려나?ㅎ ‘전설의 고향’이라고. 귀신이 자주 나와서 이불속에 숨어서 겨우 볼 수 있었던 납량특집 드라마의 대명사. 종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덜 무섭게 느껴졌을 땐, ‘우리나라의 귀신이라는 귀신은 이제 다 나온 거야? 이제 귀신이 나와도 하나도 안 무섭네.’ 그래서 서운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더 이상 귀신 얘기에 이불속으로 숨지 않아도 될 만큼 내가 커버렸었다는 건 한참이 지나고서야 깨달았었다. 어느 회엔 가에 소리를 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게 판소리인지 민요인지 아니면 다른 무슨 장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회의 귀신은 기억이 없고 소리를 못..
이옥봉이 궁금해져서 구입한 하응백님의 책, '몽혼' 표지 이옥봉의 시 '몽혼(夢魂)' 2017. 7. 20 목 처음 수심가 11글자를 배우던 날, “이 사람이 그리워하는 대상이 꼭 남자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간절히 원하는 무엇일 수도 있고,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만의 간절함을 담아 부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시인 '이옥봉'의 시라고 덧붙이셨는데, 내겐 좀 생소한 이름이었다. 교과서에서 들어본 여자 시인이라면 황진이, 이매창, 신사임당, 허난설헌, 그 외에 ‘작자미상’이라는 묶음 속에 더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 정도? 한자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노래 한 줄을 듣는데 선율의 느낌만으로 슬픔이 느껴졌다. 노래에서 전해지는 슬픔이 거대해서 내가 슬프다 해도 감히 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불빛을 바라보면서, '아리랑'을 부르면서 힘든 시간을 견딘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2017. 7. 15 토 ‘약사~아아아아아아아아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옹혼으로 호오오오오오오오호~오오오오오 오오오오’... 맨 첫날 알려주신 수심가보다 글자 수나 오르락 내리락의 과정이 좀더 정교해졌 다. 나는 여전히 손가락으로 횟수를 세기 바쁘다. 노래를 한다기보단 암기를 하는 느낌으로. 생각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니 잘하겠다도 아니고 ‘안 틀려야 지’가 더욱 내 마음에 가깝다. 오죽하면 내가 실수할 때마다 선생님이 “아니에요~ 괜찮아 요.^^”라고 말씀 하신다.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한글을 읽는 것처럼 또박 또박 노래를 읽고 있다...
초등학교 1,2,3,학년 국어교과서 안에는 '우리말 꾸러미'가 따로 있고, 1-1의 '듣기, 말하기' 의 경우 모음을 발음하는 방법이 입모양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2010년도 3월 발행) 2017. 7. 3 월 “해주 아리랑, 해볼게요” 전해지고 있는 수십 가지의 아리랑 중 ‘해주아리랑’이란 것도 있구나 정도는 알고 있었고, 배워 본 적은 없지만 들어 본 적은 있으니 가락이야 금세 익힐 수 있겠지 생각했다. 선생님이 먼저 “아리아리 얼쑤 아라리요~” 선창을 하시고, 내가 “아리아리 얼쑤 아라리요~” 따라 했다. 나는 분명 선생님 노래 그대로 따라 한다고 했는데 아니어도 너무 아니었던 모양이다. 예상보다 가혹한 지적이 쏟아졌다. “움직임은 그대로 가되 입술을 너무 쫙쫙 찢으려고 하지 마세요” 내가 ..
- Total
- Today
- Yesterday
- 학습지
- 일기
- 알바
- 독서모임
- 구몬영어
- 0초사고
- 필사
- 도서관
- 주부학교
- 도스토예프스키
- 서도민요
- 아저씨의 꿈
- 입문코디교육
- 초한가
- 그림
- 엄마
- 수심가
- 82년생 김지영
- 구몬쌤
- 냉이주먹밥
- 한의원에서 알하기
- 한의원
- 댓글
- 노래
- 한의원에서 일하기
- 사서
- GC클럽
- 보르헤스
- 가객
- 아카바 유지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