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2017. 12. 13 수 오늘은 다른 날과 수업 준비가 조금 다르다. 대회처럼 한복을 입고 입장과 퇴장도 연습해 볼 생각이다. 대회장소도 미리 가보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셔서 생략. 이전에도 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지만, 그 땐 같이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선생님이 화장도 해 주셔서 노래 연습만 하면 되었다. 지금은 나 혼자이기도 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있다 해도 화장과 쪽머리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앞서의 대회를 겪으면서 하게 되었다. 수업은 오후 3시였지만 오전 11시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화장. 오늘 직접 해보려고 어제 화장품 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사왔다. 내가 직접 골랐다기보다는 직원에게 “집에 스킨, 로션, 선블럭..
열두번째 일기에 소개한 선생님의 공부방법을 응용하여, 선율이 같은 가사들을 같은색깔로 표시하여 구분해 놓았다. 가사는 뒷페이지에서도 한참 더 이어진다. 2017. 12. 9 토 “이 노래에 출연하는 음 중에서 가장 높은 음이 ‘만고영웅’할 때 ‘만’자에요. 뒤에 나오는 ‘절인지용’의 ‘절’은 같은 음이고, ‘장대에 높이 앉아’의 장‘은 ’만‘보다 낮아요. 그러니까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예쁘고 높은 음으로 ‘빰!’하고 지르시면 되요. 우선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으로 시작해 볼게요.” “만고영웅 호걸들아 초한승부 들어보소~” 좀 버겁다 싶게 높은 음으로 불러 보았다. 이렇게 부르다간 몇줄 못 부르고 숨이 찰 것 같다. 선생님이 내 소리보다 좀더 낮게 첫음을 잡아 노래를 불러 주신다. “만고영웅 호걸들아..
녹음 기능이 없던 시절엔 '기억해서 따라부르느라'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저장된 소리를 꺼내듣는 것조차 열심히 하지 못한 나... 2017. 12. 2 토 수업은 주 초반일 때도 있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후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수요일 오후에 수업을 하면 남은 목~금요일은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데, 토요일 오후에 하면 월~금요일만큼의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생기고,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에 노는 것이 편치가 않다. 만약, 지난주에는 화요일 오전에 수업을 하고 이번 주에는 토요일 오후에 수업을 하는 날이라면, 열흘이나 되는 연습시간이 생겨나서 연습시간이 짧게 주어졌던 다른 수업 때보다 더 잘해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말해본다면, 열흘만에 하건 5,6일 만..
초보인 내게 와서 군가가 될 뻔한 '청춘가' 가사의 일부. 내가 가진 책에는15절까지 나와 있는데, 두 절씩 주고받는 형태로, 뒤의 가사는 혼자 연습해 볼 수 있다., . 2017. 11.24 금 “와! 오늘은 노래가 엄청 정리가 잘되어 있네요. 연습 많이 해오셨나 봐요?” “제가 연습한 게 많이 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요? 지난 주보다도 훨씬 낫고요. 이제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불러야 능숙해지죠. 물론 오늘 잘 했다고 다음 주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겸손해서라기보다는 얼마나 연습을 해야 많이 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서 잠시 생각해 보느라 그리 대답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많이’는 단순히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배운 것들을 충분히 혹은 수업을 할 만큼은 소..
지난 12월, 북한산 백운대에 갔다가 어두워져서 혼자 허겁지겁 내려오던 날. 사진에선 작게 보이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달이 보여서 무섭지 않았다. 2017. 11. 17 금 가끔 산을 오르다 ‘그냥’ 멈출 때가 있다. 그리고 가만히 주변의 것들에 귀를 기울여 본다. 미세먼지가 ‘나쁨’이거나 오전에 비나 눈이 올 때, 평일이거나 남들이 하산할 시간대에 오르게 되면 온 사방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해지고, 내 시야가 닿는 곳 어디에도 사람의 기척이 안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땐 무서워서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하는데, 대신 주변이 떠들썩할 때는 들을 수 없는 여러 소리들을 들을 수가 있다. 그냥 ‘바람소리’였던 것들이 마른 나뭇잎들이 바람에 뒹구는 소리, 가늘고 여린 나뭇가지들끼리 맞닿아서 나는 소리, 센 바람..
수업 당일과 다음날 복습은 필수!!! '조금씩 자주'를 실천하고자 그려본 연습시간표 2017. 11. 10 금 “그래도 떠는 것들, 다 넣어가지고 오셨네요?” “혼나기 무서워서, 좀 덜 혼나려고 아침에 용을 썼어요. ^^ 연습하려고 운동도 빠지고... ” “지난주에 배운 것을 오늘 아침에 용을 쓰시면 어떡해요?(호령하듯이) 1주일 동안 용을 쓰셨어야죠.(웃으시면서)” 학구열이 불타서라기보다는 수업 직전에라도 연습을 해서 지난주에 배운 것들을 되새겨 놔야 선생님 얼굴을 겨우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소절 저 소절 다 혼나고 나면 자신감이 더 떨어질 것이고, 가뜩이나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르는 건데 혼나면 위축되어 아예 못 부를 것 같았다. “오늘 침에도 (제가 가르치는) 고등학생 ..
"한 걸음, 한 걸음이 엄청 무거워지는 순간이 올 거에요." 2017. 11. 3 금 “지난주에도 얘기했었죠. 업그레이드되는 단계라고…, 초보자한테 80%의 퀄리티를 만들 때까지 1 소절만 가르칠 순 없어요. 요만큼만, 한두 마디만 가지고 그것만 반복할 수는 없거든요? 처음엔 전곡을 배운다는 느낌으로 죽죽죽죽 배워요. 나쁜 버릇이 있어도 진도는 나가야 하니까 배울 수 밖에 없어요. 그걸 중간중간 체크는 하지만 그런 버릇들이 금세 고쳐지진 않죠. 근데 어느 정도 배웠는데도 그대로 부른다면 그건 이제 ‘버릇’이에요. ‘버릇’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한 소절 한 소절 나가기가 엄~청 힘든 시기가 올 거예요. 그래도 선생님이 연습을 하시고 저도 진도를 빨리 나가니까 이만큼 하시는 거에요. 보통 슬럼프가 오..
4개월 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로 시작된 수심가의 현재 모습 2017. 10. 24 화 “이제 수심가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는 아시잖아요. 어디에서 어떻게 떠는지, 소리를 어떻게 내는지, 이제 그다음 작업은 도색작업^^.” 겨우 뼈대를 세울까 말까 하는 기분인데 ‘도색작업’이라는 표현을 써서 얘기를 해 주시니까 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업그레이드까지는 아니지만 맨 처음 배우던 날에 비하면 점점 ‘노래’를 향해서 진화해 가고 있는 건 맞다.ㅋㅋ 지금 내게 수심가란 ‘아직 친하지는 않지만 겨우 말을 터서 사는 곳만 알아낸, 언젠가는 친해질 것 같은 어린 시절의 친구 같은 존재’이다. 주소는 알지만 아직은 그 동네 지리가 낯설어서 한 번에 찾아가지는 못하고, 그 친구랑 같..
내 안에서 길을 잃다 제주민요 '오돌또기'의 가사 2017. 10. 19 목 수업이 시작되고 노래를 몇 소절 부르다가 알게 되었다. 나의 분노 게이지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 열두 번째 수업 때는 가사를 외우고 싶은 욕심 때문에 힘들었고, 지난 수업 때는 ‘그냥’ 힘들었다. 오늘은 매 시간마다 반복하는 ‘수심가’, ‘초한가’ 외에 ‘영변가’의 앞 소절과 제주민요 ‘오돌똑’을 복습했는데, 전부다 어렵게 느껴진다. 말귀도 영 못알아듣겠다. 되던 것도 안 되는 날이다. 이런 날은 노래를 굶었어야 했나ㅜㅜ ‘엮음 수심가’에 ‘해는 지고 저문 날인데’라는 가사가 나온다. 나는 ‘저문 날’까지는 괜찮은데 꼭 ‘데에’ 부분만 오면 소리가 목구멍 언저리로 내려가서 묵직한 소리를 내고 만다. 마치 마술에 걸리..
배운다는 건 늘 앞사람보다 한 걸음 뒤에 있는 것~ 2017. 10. 14 토 “그래도 떠는 거나 이런 건 잘 유지해서 오셨는데요? 그래도 꾸준히 연습하셨나 봐요?” “아~ 선생님 진짜 감사해요. 그게, 그냥, ( 흐엉~)되게~ (흐엉~) 힘들었거든요. 내가 진짜 하고 싶어 했던 게 맞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멀어지고, 겁이 나고, (흐으엉~) 내 목소리를 내가 못 듣겠는 거예요. … 그래서 안 듣고, 안 했어요.” “근데 왜 그러셨지?” “어, 너무 안 되니까. 근데 선생님이 ‘일희(一喜)는 하되 일비(一悲)는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수업할 때마다 몰랐던 나쁜 습관들이, 맹목적으로 열심히 해서 내 몸에 달라붙어버린 나쁜 습관들이 안 떨어지는데, 들을 때마다 그런 게 너무 잘 들리잖아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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