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31 국민 학교(내가 다닐 땐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다.)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은 풍금을 전혀 못 치셨다. 한손으로라도 치실 법한데 풍금 근처엔 가지도 않으셨고, 그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시간표에 적힌 대로 음악수업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대신 우리 반에 딱 한 명, 피아노를 잘 치던 아이에게 대신 반주를 맡기셨다.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따고 다니던 Y라는 친구였는데, 어찌된 게 Y는 한 번도 기분 좋게 나와서 반주를 한 적이 없었다. 싫다고 입을 삐죽삐죽 내밀거나 있는 대로 선생님 애를 태우다가 마지못해 나와서 반주를 하거나 했다. 좋은데 괜히 빼는 것이 아니라, Y가 정말로 반주하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피아노방(그땐 학원이라는 말보단 피아노방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
2018. 8. 22 3주를 쉬었더니 머릿속에서 노래가 지워질락 말락 하는 것 같다. 미세한 선율도 지워질락 말락, ‘하고 싶다’는 마음도 지워질락 말락, 마치 누가 시켜서 배우는 것처럼 살짝 귀찮은 마음까지 생기고, ‘선생님이 사정이 생겨서 또 못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사실, 지난 주 17일에 수업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선생님이 못 오신 일이 있었다. 5분이라도 늦으면 미리 연락을 주시는 분이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오늘 3시, (오시는 거) 맞지요?” 하고 톡을 보냈더니, 보내자마자 답장이 왔다. “선생님…” 카톡으로 얘기할 때는 호칭을 생략한 채 용건만 주고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부르시는 건 처음이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게다가 ‘선생님’ 뒤에 붙은 말줄..
‘어려울 난’에 ‘만날 봉’을 쓴 ‘난봉(難逢)가' 2018. 8. 1 잦은 난봉가 2개의 절(節)을 새로 배우게 되었다. 지난 37번째 수업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후렴 한 줄과 ‘넘어 넘어 간다~’로 시작되는 절, ‘실죽 밀죽~’으로 시작되는 절, 그리고 ‘넘어 넘어 간다~’와 선율은 같은데 한 옥타브 올려 부르는 ‘물속에 잠긴 달은~’으로 시작되는 절까지, 모두 세 절을 배웠다. ‘잦은 난봉가는 3개의 선율이 다른 가사에도 적용이 되니 3개를 잘 익혀두면 다른 가사의 절도 부를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잦은 난봉가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왜 난봉가일까? 다른 말도 많은데^^’ 생각했었다. 내용은 사랑에 관한 얘기인데 난봉가라니! 쏙 썩이는 남편이나 연인에 대한 하소연인가 싶었고, 그렇다면 난봉꾼..
2018. 7.27 민요대회 일정을 알게 된 이후로 조금씩 노래연습을 해 왔다. 산길을 걸으면서 노래를 들어 온 시간들이 꽤 많았고, 조금씩이지만 연습을 하고 있으니 며칠이라도 더 집중해서 하면 나아지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25일, 대회접수 마감일이 되었다. 결정을 해야 한다. 할 지 말 지... 종일 망설였지만 결국 접수를 하지 않았다. 내가 부른 노래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박자며 음정이 안 맞는 게 귀에 쏙쏙 들어왔다. 눈뜨고 있는 시간 전부 연습만 한다면 모를까, 의욕만 앞서 시작한 나, 연습량도 그저 그런 나, 노래는 시간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여야 변화가 생기는 일 같다. 지난 해 12월 대회 때에는 ‘서툴고 용감한 나'였다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서툴지만 어디가 틀렸는지 그때보..
대회 준비물이 들어있는 트렁크~ 2018. 7.11 내가 열심히 찾아볼 때까지만 해도 일정이 올라와있지 않았다. ‘올해는 가을에나 열리려나?’ 하고 지나쳤는데, 오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회 일정, 올라왔던데요?” “네?…” “7월 28일이에요.” 2주 밖에 안 남았다. ㅠㅠ ‘초한가’를 하라고 하신다. 초한가를 잘 해서라기보다는 작년 12월 대회에서 불러 본 적 있고, 서도민요의 기본이 되는 노래니까, 그리고 다른 노래는 더 서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곡이다. 내가 열심히 검색해 볼 땐 안 올라오더니 잠시 소홀한 사이 일정이 올라와 버리다니... 억울하기도 하고 마음만 조급해졌다. 때늦은 반성이긴 하지만 일정이 안 올라왔다고 해도 연습은 미리 좀 해 둘 걸,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2018. 6. 27 수 “(노래에) 뭔가 ‘변화’가 있으신 거 같은데…^^ 뭐죠?” 지난 1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말씀드리지 않았는데도, 노래를 들으면 그 시간들이 다 느껴지시나 보다. 아침에 산에 다녀와서 밑바닥인 의욕을 끌어올려 놓았고, 산이 준 에너지의 1/3로 노래를 했다.(나머지 2/3는 내 아이와 글쓰기가 나눠 갖는다) 노래를 배워서 ‘무엇이 꼭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노래 잘하는 어른이 되어야지’ 생각하게 될 정도로, 욕심이나 부담도 전보다 많이 내려놓았다. 그러다 보니 초반의 뻣뻣함과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지금이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지난주의 내 마음이 지하 100m 쯤 되는 곳에 있었다면, 지금은 지상을 향해 30m 정도 올라온 상태이다. 산행이 주는 ..
노래로 가는 길이 한눈에 펼쳐지도록^^ 2018. 6. 22 금 지금이 마흔 한 번째 수업이니까 한 시간에 한 번씩만 불렀다고 해도 수심가 41번, 초한가 37번쯤, 영변가도 20번 이상은 불렀을 것이다. 나 혼자서 부른 횟수가 아니라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따라한 최소한의 횟수를 말한다. 한 단락이나 구간반복으로 보면 더 많을 수도 있다. 노래를 전혀 모르던 처음에는 아예 안 되다가, 반복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다가, 더 많이 반복하면서 ‘이렇게’ 혹은 ‘저렇게’ 불러보다가,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따라하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아닌 ‘제3의 방법’이 등장하다가, 그렇게 선생님의 노래와 서툰 내 노래가 합쳐서 ‘이도 저도 아닌’ 노래가 만들어지기를 반복해 오면서 1년을 넘겼고, 지금, 내 머릿속엔 수심가..
솔초의 서도민요 배우기 1년을 축하합니다^^ 2018. 6. 15 금 서른아홉 번 째 수업은 5월 25일, 마흔 번째 수업은 6월 15일, 3주 만에 수업을 했다. 오늘이 6월 26일이니 노래일기는 수업을 끝낸 지 11일 만에 쓰고 있다. ‘(솔초님이) 서도민요를 관뒀나 보네? ‘하루 일기’는 매일 올라오던데…’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다. 그만 두지는 않았다. 그만 둘 생각은 아직 없다. ‘아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앞으로 그만 둘 계획이 있어서라기보다 '지금의 내가 짐작할 수는 없지만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을 간다거나, 생각하기는 싫지만 노래를 할 수 없는 병에 걸린다거나, 혹시 노래를 싫어하게 된다거나, 레슨비를 감당할 최소한의 경제력이 사라진다거나, 지금도 바쁜 ..
무대처럼 생긴 '서울숲'의 데크. 나무 바로 앞은 한강이고,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이어서 소리를 키우는 연습을 하기 좋았다. 2년 전엔 한적한 시간대에 가끔 가서 여기서 노래연습을^^ 2018. 5.25 금 수심가1절> ‘아아아아아아아아아~’는 소리를 밀어 올리지 말고 고르게 떨어라. ‘몽혼으로’를 할 때 ‘로’에서 목을 누르는 듯 소리가 난다. ‘로’가 아니라 ‘러’로 들린다. 입모양과 입에 가해지는 힘 때문. ‘오오오오오~’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와 같은 문제. 음정을 정확하게 내려고 하다 보니 음절 단위로 들린다. ‘행유적이면’이 행. 유. 저억. 이. 면으로 뚝뚝 떨어져서 들린다. ‘행’과 ‘유’는 같은 음. ‘문전석로’의 ‘전’ 자는 소리가 벌어지는 느낌. 편안하게 낼 것. 내던 소리에서 입..
선생님이 표시해주신 초한가의 박자. 못 알아듣는 나를 위해서~^^ 2018. 5.18 금 그런 줄로만 알았다. 3박과 2박, 헤미올라, 이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초한가의 박자가 조금은 윤곽이 잡힐 줄 알았다. 하지만 정리해본 이후로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내가 정리한 초한가의 박자를 보시고는 ‘맞다, 틀리다’의 말씀은 안 하셨는데 수업을 하면서 박자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더 헷갈렸다. 설명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점점 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직은 이런 설명을 듣고 소화할 내공이 아닌가 보다. 노래일기를 쓰려고 돌려듣다 보니 점점 머리가 아파왔다. 그러다보니 일기 쓰는 것도 미루게 되었다. 그나마 반복해서 겨우 알아들은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절인지용’ 네 글자는 ‘헤미올라’이고 네 글자 전체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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