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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 여든넷.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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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9

시선! 고개! 움직이지 않을 것!”

제가 그렇게나 많이 움직여요? 혹시 제가 머리를 앞뒤로 막~~ 이래요?”

계속 끄덕끄덕. 목 쓸 때마다 한 번씩 힘을 새로 주시고 그래요.”

되게 보기 싫던데

“(보실 수 있게) 영상을 찍어드릴까요?^^”

맨 처음 나갔던 민요대회의 영상을 보면 나는 정지화면처럼 거의 움직임이 없다. 소리도 배에 힘을 주지 않고 목에서만 겨우 내던 때라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 노력할 필요조차 없었던 때다.  그때 내 모습을 보면 한복만 입었을 뿐, 초소 앞에 서 있는 군인 같다.

두세 번째 대회에서는 선생님(그때 배우던 경기민요 선생님)이 발림(:손동작)을 가르쳐 주셨다. 나뿐 아니라 같이 배우던 분들 서너 명이 모두 배우고, 무대에서 발림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보기엔 쉬워 보였는데 내 몸으로 직접 해 보니 어려웠다. 움직임이 크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해서 더 어려웠다. 발림에 신경 쓰느라 노래의 박자를 놓치기도 했다. 어쩌다 노래와 발림이 맞아 들어가도 하나의 노래처럼 이어 지지를 못하고 끊어졌다. 선생님의 모양을 그대로 흉내 내려고 애를 써봤지만, 비슷하게도 되지 않았다.

한국무용을 배우면 발림이 좀 더 쉬워질까 싶어서 한국무용 기초반을 수강한 적도 있는데, 내 몸에 별다른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6개월 만에 정원 미달로 폐강이 되어 버렸다.

그때는 똑같이 따라하기에 바빠서 왜 안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억지로 박자를 만들어 내려해서 노래 따로, 발림 따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움직이고 싶은데 움직이질 않는 답답함^^

지금은? 그때와 반대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 머리를 저어대면서 박자를 세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전에도 몇 번 지적받은 내용인데, 고쳐지지 않은 채 수시로 드러나는 것 같다. 점점 노래에 대해 들은(안다기보다는) 것이 많아지면서 노래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아지는데, 내 실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소화되지 못한 정보들이 불필요한 동작으로 남아버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것 말고 더 있다. 고음을 낼 때 내가 눈동자까지 위로 뜬다고 말씀하셨다상체를 흔들며, 머리를 저으며, 눈동자까지 치뜨며 노래하는 내 모습은 무섭거나 우스꽝스러울 것 같다.ㅠㅠ

대회를 혼자 다니다 보니 음성 녹음만 했지 영상으로 찍어보질 못했다. 다음에 대회에 나간다면 나와 순서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 중 혼자 오신 분을 찾아내서- 없다면 관객 중 누구라도- 영상촬영을 부탁하든지 해야겠다.

올해 나간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내가 어떤 모양새로 불렀는지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만 빼고 다 아는^^

다시 거울을 보고 연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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