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공개수업 여든둘.m4a

20190813
지난 여든한 번째 수업에 이어 오늘도 초한가만 불렀다. 혼자서 두 번, 마지막 한 번은 선생님과 같이.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30분을 듣고 혼자 세 번을 불렀더니 더는 부르기가 힘들었다. 전업주부이던 때와 하루 8시간 일을 하고 난 후에 수업을 하는 지금과는 너무 큰 차이가 난다. 한 소절 한 소절 버틴다는 느낌으로 부르게 된다. 
고작 세 번 부르는 것이 어젯밤의 숙취(^^), 수면부족, 영양부족(잘 못 먹고 다녔음)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나의 최선이다.ㅜㅜ

자주 틀리는 부분들은 귀가 아닌 뇌로 들으려고 노력해 본다. 혼자 연습하는 동안엔 선생님과 같이 부른 부분을 돌려들으면서 늘어지는 박자를 챙겨야 할 것 같다.

대회에서 신경 써서 불러야 할 부분들을 적어본다.
'만고영웅의 리듬을 좀더 세밀하게 표현할 것.
'호걸들아'를 소리낼 때 '걸'이 툭 튀어나오지 않게 할 것.
'순민심이'를 할 때 박자 늘어지지 않도록 할 것. 특히 '이' 부분에서 잡아채듯이 불러야 함.
'으뜸이라(해산할제, 도와주고, 즐기느냐 등 같은 선율의 가사도 마찬가지)'의 소리의 높낮이와 길이에 신경 쓸 것.
'한패공의 백만대병' 후에 반드시 심호흡을 할 것. 그래야 '구리산하 십년매복'과 '대진을 둘러치고'를 물 흐르듯 부를 수 있다.
'천하병마 도원수'의 박자가 어럽다. 이 부분만 30번 정도 구간 반복해서 들은 뒤 혼자서 10번쯤 연달아 부른 것을 녹음해서 들어보자. 부른 걸 들어보고 10번 다 맞게 했으면 어느 정도 교정이 된 것임.(지난번에 선생님이 얘기해 주신 것)
'호령할 제'는 호령하듯이 부른다.
'옥통소를 슬피불어'를 할 때 '슬' 만 따로 떼어부르지 말 것. 박자에 신경쓴다는 것이 '슬'에 강세를 준 듯이 하게 된다.
'장중에 죽을테라' 는 '죽'이 늦게 나오지 않도록 '죽'의 음정을 충분히 낮게 내도록. 

대회 겨우 이틀 앞두고 듣기만 하고, 적기만 하고, 수업도 쫓기듯이 겨우 하고 있다. 그래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가고 싶다.

작년에 연습부족을 핑계로 나가지 않은 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일단은 나가고 보는 게 맞다. 만약에 이번에도 나가지 않는다면 새로 시작한 도서관 일을 핑계 삼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앞으로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일이 노래를 가로막는 원흉이 되고 말 것이다.

연습은 한 만큼, 노래는 되는 만큼. 그저 그때의 나를 보여주는 것.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