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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 예순 넷.m4a

 

2019. 1. 31

요즘 들어 노래 일기를 쓰는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

 

쓰기 싫다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것과는 다른 느낌인데 쓰려고 하면 멍해지거나 딴생각들이 난다. 전에는 딴생각이 나다가도 수업내용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고, 가끔 떠오르지 않을 땐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요즘은 뭔가가 떠올라도 망설이게 되고 쓰려다가도 머뭇거리게 된다. 

게다가 하루 일기처럼 매일 쓰는 것이 아니다보니 안 써지면 내일 혹은 모레 쓰지 뭐, 늦어도 다음 수업 전까지는 써야지, 하지만 나중에는 다다음 수업 전까지는 기필코! 이런 식으로 미루게 되었다.

 

갑자기 드는 생각 하나. 쓰는 일이 힘들어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루다 보니 점점 쓰기가 힘들어진 건 아니었을까? 만약 휴대폰에 저장된 음성파일이 없다면? 나의 기억만으로 연습하고 일기를 써야 한다면 편안하게 미룰 수 있었을까?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친 듯이 써 내려갈지도 모른다. 

혼자 연습할 때를 위해서 남겨놓는 음성파일을 오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반성문이 되어버릴 것 같은데 티스토리나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읽으면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쓰기 힘들어진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재밌다, 잘 쓰네? 와! 이 사람은 책도 냈어, 심지어 구독자도 많아, 하는 생각들은 한 번의 부러움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쓸 때마다, 가끔은 쓰고 있는 순간에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내 글이 어떻게 읽힐지를 무엇을 어떻게 쓸 지보다 더 고민한 적도 했고, 이런 생각들이 오히려 나를 멈추게 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늦게라도 일기를 올리는 일은 바로 올리는 일보다 오히려 더 힘든 일일 수 있는데ㅋㅋ 늦더라도 빠짐없이 일기를 올리고 있는 나의 성실함을 먼저 칭찬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입춘도 지나 2월도 반을 넘어가는데 나의 노래는 아직도 1월의 끝자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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