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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업 예순하나.m4a

 

2019. 1. 10

심하게 틀린 부분들을 중간중간 고쳐 불러주시는 것을 제외하면 오늘은 수업 내내 거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선생님이 하신 거의 유일한 말씀은 지난 주에 새로 배운,

“()난봉가 할 만하세요?” 정도이다.

 

많은 얘기를 해 주실 때보다 오늘처럼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실 때가 나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쭉 이어 부르는 것이 필요해서일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하나하나 다 짚어서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총체적 난국이거나 몇 주 간에 걸쳐 말씀하신 노래에 대한 자세와 호흡이 별반 달라지지 않아서, 더 이상 말할 의욕을 잃으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선생님이 되어 내 노래를 한 줄 한 줄 들어보기로 한다.

 

행유적이면가 충분히 소리를 내지 못하고 급하게 내려왔다.

평소대로라면 선생님은,

히이이이이이이이이며허어어어어어어어언~” 하고 고쳐 불러주셨을 것이다.

 

문전석로에서 아이스크림 퍼내듯 소리를 퍼내지 않고 바로 하고 일 자로 뻗어서 소리를 냈다.

역시 선생님이라면,

무운전~”

하고 고쳐 주셨을 것이다.

 

문전석로을 뻗은 뒤로 계속 박자가 늘어지기 시작한다.

박자 늘어져요!

손 박자로 늘어진 박자를 일으켜 세워주려고 하셨을 것이다.

 

"로호오오오오오오오오구후우우우우우우우나아아하아아"를 고쳐불러주신 이유도 짐작해본다. 떠는 깊이(오르락 내리락 하는 구간의 음의 차이)가 얕아서, 그리고 소리를 앞으로 보내지 않고 안으로 먹어서, 두 가지 이유일 것 같다.

 

깊이 뿐 아니라 위처럼 떠는 부분들의 속도가 늘어진다. 아마도,

떠는 거 빨리 하세요!

라고도 하셨을 것이다.

 

수심가 2절을 시작했는데도 1절에서 느려진 박자가 회복이 되질 않고 있다.

'옥창앵도'가 되게 불러야하거늘 내 노래는 '옥앵도'로 들린다. 평소대로라면,

창앵도가 다 붉었구나!

라고 고쳐 불러주셨을 것이다.

 

'옥을 어떻게든 강하게 부르려고 하다보니 만큼이나 도 강하게 소리가 나왔다에 악센트를 주려하기보다 하던 힘의 크기대로 하되 의 힘을 조금 빼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이 쉬운 방법을 왜 그동안은 생각 못했지 

 

전에 스트로크 주법을 배울 때 기타 선생님이 한 말도 떠올랐다.

초보자들이 스트로크를 하면 마디 전체를 다 세게 쳐서 강약이 잘 안 느껴지는데, 강박을 세게 치려하기보다는 약박의 힘을 빼는 것도 방법이다.’ 라고

 

선생님의 말씀이 비워진 자리에는 어떻게 하면 선생님의 노래를 흉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나의 생각이 채워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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