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하루일기

예쁜 날

솔초 2019. 7. 24. 23:36

20190724

3일째 하루 8시간씩 학교 도서관에서 지내다 보니 학생들이 어떤 용도로 도서관에 들르는지 조금 짐작이 되었다.

걸어 들어오는 동안에도 머릿속으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 듯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아이가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가방에서 노트와 문제집을 꺼내 바로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진짜 걸어오면서 풀어본 건까 싶게 노트를 펴자마자 풀이를 적기 시작한다. 이 아이는 월요일에도 온 아이인데, 한 번 앉으면 나갈 때까지 일어나지도 않고 두세 시간을 같은 자세로 문제만 풀었다.

이 아이 말고도 공부하러 오는 아이들은 여럿 있었다. 이들은 학교 방과 후 수업이 끝나고 들르거나 학원 가기 전에 예습이나 숙제를 하기 위해 들르는 것 같았는데, 쾌적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20분이 채 안 되어 포근히 잠드는 아이들도 꽤 많았다.

 오른쪽 서가 끝쪽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휴대폰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조용히 있을 곳을 찾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자리다. 떠들지 않고 자신들만의 휴식을 즐기다가 조용히 나간다.

왼쪽 서가 끝쪽은 만화책 서가인데 탁 트인 무대처럼 생겼다. 눕거나 앉아 볼 수 있는 자리라 만화 보는 아이들이나 편한 자리 좋아하는 아이들이 주로 찾는다.

복도쪽을 향해 있는 독서실 책상은 개인 조명이 달려있어서 공부하기 좋은 자리다.

가끔은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도 있는데, 조금만 주의를 주어도 금세 알아듣는다. 운동을 마치고 들른 아이도 있고, 엄마가 빌린 책을 대신 반납하러 오는 아이도 있다. 출근한 교직원이 한꺼번에 6권을 빌려 가는 것도 보았다.

전체 방문학생 중에서 책을 반납하거나 빌리고, 혹은 도서관에서 읽다 가는 아이들은 전체 방문학생 중에서 1/4 정도 되었다.

게임을 하든 잠을 자든 여기에서 보는 아이들은 다 예뻤다.^^

 

'하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이없는 날ㅋ  (0) 2019.07.26
찍고 찍고 찍은 날  (0) 2019.07.25
처음 모이는 날  (0) 2019.07.23
한 줄도 못 읽은 날  (0) 2019.07.22
편지가 필요한 날  (0) 2019.07.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