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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6
"잠깐 이 쪽으로 앉으세요."
그러더니 내게 묻지도 않고 알아서 내 얼굴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머리 모양새부터. 제대로 손질하지 않아서 푹 꺼진 앞 머리를 볼륨감 있게 세워주었고, 처진 눈꼬리를 눈알만 떼어서 각도를 틀어 수평으로 맞춰 주었다. 14살 때부터 있던 이마의 주름을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펴 주었다. 입가의 팔자주름을 아주 살짝, 너무 팽팽해져서 어색하지 않을 만큼만 지워 주었다. 좌우의 모양새가 일정하지 않은 머리 모양도 왼쪽의 머리를 복사해서 오른쪽에 가져다 붙임으로써 균형을 맞춰 주었다. 땀 때문에 올려도 올려도 자꾸 내려가던 안경은 좌우의 눈알의 각도를 위쪽으로 올려붙이는 것으로 해결해 주었다.
웃으라고 거듭 주문을 했지만 억지로 웃다 보니 왼쪽 입꼬리만 올라간 입술을 눈꼬리의 각도를 수평으로 바로잡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각도를 올리고 왼쪽의 각도를 내려 비웃음을 웃음으로 바꿔 놓았다. 얼핏 보면 평상시의 나와 다를 게 하나 없어 보이는, 내 얼굴이다.
이렇게 세심하게 다 고쳐 놓고도,
"혹시 더 고치고 싶은 데 있으세요?"
이 정도까지도 고쳐버릴 줄 몰랐던 나는 더 고치면 지금의 나보다 너무 젊고 실제의 나보다 너무 예뻐질 것 같아서 충분하다고 얘기했다.
원본 사진의 데이터까지 보는 앞에서 바로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내가 원본을 잃어버리더라도 자신들이 보관하고 있으니 얼마든지 다시 출력할 수 있으며, 증명사진 사이즈로 뽑았지만, 다른 사이즈로도 출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2년 전 사진관 주인은 알아서 수정을 해서 내 얼굴이 어떻게 뒤바뀌는지 알 수 없었고, 데이터는 달라해도 주지도 않았으면서, 주지도 않은 채 폐점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때에 비해 5천 원이 올랐지만, 지금의 주인은 이렇게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으로일 뿐이지만, 2,3년 더 젊어진 나를 보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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