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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운동, 일기 쓰기, 랑지 산책, 그리고 필사.... 매일 하기로 한 일과가 하나 더 늘었다. 저녁 8시 40분경부터 도서관 폐관 10시까지가 내가 정한 필사 시간이다. 꾸준히 하려면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어서 규칙적인 패턴으로 만드는 게 필요할 것 같았다.
집에서 할 수도 있지만 집 앞 도서관에서 한다. 눕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랑지를 만지작거리는 동작을 하면서 집중력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고, 느슨해질 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이어갈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관 시간 근처의 시간을 택한 것은 그 시간이 아이의 운동시간이거나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어서 자리를 비우기 좋은 시간인 것도 있지만,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생각에 딴 짓을 적게 할 것 같아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작한 지 6일째. 짧은 이야기 하나를 겨우 옮겨 적었는데, 문제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옮겨 적다가 멈춘 채 읽어보아도 역시 잘 모르겠다. 첫 페이지를 읽으려 시도했을 때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고 덮어버렸던 책인데 한 번 옮겨 적는다고 내 것이 될까? 다음 페이지의 짧은 이야기 하나를 필사하고 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아직 필사해야 할 페이지가 200페이지도 넘게 남아있다. 책 한 권을 필사해 가는 과정에 대해 미리 공부해 본 적은 없으므로 나는 이렇게 필사를 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으면서도 필사를 할 때의 느낌은 ‘고요’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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