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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마음에 얼룩이 진 날

솔초 2018. 4. 22. 22:25

20180422

오늘은 시댁 못자리 하는 날이다. 매년 온가족이 가서 도왔었지만 아이는 시험당사자라서, 나는 공부도우미라서, 강아지는 일꾼이 아니라서 못가고, 남편 혼자 못자리를 도우러 갔다.

며칠 근육통을 달고 살더라도 차라리 못자리 일을 돕고, 새참을 내가고, 마당으로 부엌으로 뛰어다니는 게 공부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걸 어머니는 아실까? 혼자만 가서 입나온 남편은 최근 한 달, 아니 아이의 학사일정에 맞춰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고충을 알까?

전에는 몰라주는 게 서운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몰라주는 게,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창밖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며칠째 쌓인 미세먼지도, 6월의 오후 같던 어제의 더위도, 얼룩진 내 마음도 이 비에 다 씻겨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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