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4 “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려고 애쓰기보다는 먼저 그런 존재가 되고 그렇게 살려고 애쓴다.” (2018.5.7. 한겨레 19면 기사 중)는 문장 때문에 허윤희 화가에 대한 기사 전체를 읽게 되었고, 5월 9일 하루 일기에서도 쓴 적이 있다. 기사만 읽었을 때와 달리 일기에 쓰고 나니 그 사람이 더 궁금해진다. 나뭇잎 한 장으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나뭇잎일기’가 전시중인 디스위켄드룸으로 갔다. 지난 주 금요일에 급하게 갔다가 끝날 시간에 도착해서 살짝 들여다보고만 왔었다. 전시기간을 늘리지 않았더라면 -5월 14일에서 20일로 연장됨 -그 때 잠시 본 것이 전부였을 수도 있었다. 그 날은 나뭇잎들이 빨랫줄에 널린 빨래처럼 살짝 흔들리고 있다고 느꼈었는데, 전시대와 그림 ..
20180513 11년 전에도 3건의 제안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시 홈피의 아이디랑 비번은 스케이트장 예약용으로 만들어 둔 것인 줄 알았는데ㅋㅋ 그 때도 나는 뭔가 제안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세 개의 글 모두 같은 날 올린 것이고, 글을 올린 시간이 같거나 1분 차이만 나는 것으로 보아, 한글 파일에 작성한 뒤 복사해서 옮긴 것 같다. 「놀이터 제안1: 금연 2007-06-26 16:32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놀이터 내 금연을 제안합니다. 별도의 금연표지판이 없다보니 아이를 데리고 온 아버지가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기 위해 놀이터의 벤치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야간에 청소년들의 흡연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건 컴플레인 겸 건의사항 같음^^..
20180512 시작은 3년 전쯤이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부터는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정말로 써야지’ 생각했다. 작년 12월엔 ‘설 전까지는 꼭…’하고 나름 데드라인도 정했다. 설이 지나고 나니 바로 봄이 와 있었다. 3년 동안 해 온 생각을 '갖고만 있고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너, 이거 안 쓰면 후회할 지도 몰라. 미루면 더 하기 힘들다는 거 알지? 5월 연휴 끝나고 제출! 오케이??’스스로에게 좀 더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주고 지난 3월 중순, 드디어 쓰기 시작했다. 생각은 꽉 차 있었지만, 꽉 차 있어서 오히려 쓰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할 말이 없어도 힘들지만, 많아도 힘들구나. 내 안의 생각들을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애쓰면서 초안을 만들었다. 1주일 쯤 지나 다시 읽..
20180511 몸은 참 정직하다. 내가 먹은 것, 움직인 것, 배출한 것, 내보내야 되는데 붙잡고 있는 것, 몸에 두어야 하는데 잘못 내보내는 것 등등에 따라 몸의 성분과 상태가 달라진다. 한 달 내내, 아니 거의 두 달 동안 산에도 못 가고 수영도 못했다. 겨우 주 3회 필라테스만 하고 있다. 필라테스가 가벼운 운동이라는 말이 아니다. 필라테스, 등산, 수영을 적절하게 섞어서 했을 때 내 몸 상태가 최적화되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나서는 그 체중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살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3kg가 불어났다. 그러다보니 필라테스 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임신 중이었을 때를 빼면 내 인생 최고의 체중이다. 이대로 두었다간 신기록을 경신하게 생겼다. 무엇보다 몸 상태(:군살의 많고 적음의 정도)에 ..
20180510 지난 달 24일과 28일 일기에 '왕벚나무'에 대해서 썼었다. 24일엔 열정이 넘치는 왕벚나무에 대해, 28일엔 잘려나간 왕벚나무의 어린 가지들에 대해… 오후에 산책할 때 보니 잘려나간 자리 위로 지름 2mm 굵기의 가느다란 줄기들이 올라와 있었다. 사진에 찍히지 않은 뒷면의 줄기까지 합하면 여섯 개쯤 된다. 나는 오늘에서야 발견했지만 지난 28일 이후 쉼 없이 올라오고 있었을 것이다. 왠지 통쾌하다. 가지를 자른 누군가를 향해 ‘내가 다시 나올 줄은 몰랐지?’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한 가지 궁금해진 것은 주변 다른 왕벚나무들의 밑동에서 올라오는 어린 가지들은 전혀 잘려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 나무만? 이 나무를 시작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가 작업자의 생각이 바뀌어서 중단했을 수..
20180509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에 보면 ‘어떻게 쓰는가’와 ‘어떻게 사는가’ 라는 글이 있다. 내겐 '글을 쓰는 것과 사는 것은 하나'라는 의미로 읽힌다. 글쓰기 작가인 강원국은 ‘잘 살아야 잘 쓴다’ 고 그의 강연 에서 얘기했다. 온몸으로 공감했던 말이다. 월요일 신문에 나뭇잎을 그리는 서양화가, 허윤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처음 보는 작가였지만 아래의 글 때문에 기사 전체를 읽어보게 되었다. 그 일부를 인용하면, 「…그는 책 말미에 실은 ‘나의 삶 나의 예술’이란 글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려고 애쓰기보다는 먼저 그런 존재가 되고 그렇게 살려고 애쓴다” 삶과 예술이 다르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2018.5.7. 한겨레 19면..
20180508 우리 동에서 내리막길로 이어진 옆 동까지 ‘랑지’(우리집 강아지 이름)와 같이 걸었다. 등산로 정도의 기울기는 아니지만 허리 뒤쪽에 살짝 긴장감을 주는 정도의 비탈길이다. 총 이동시간 20여분, 이동거리는 60m 정도? 속력을 계산해보니 3m/min.이다. 걷는다고 생각하면 답답한 속도이지만, 가만히 서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다가 풍경을 바꾸기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적당한 속도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면서 이동하는 속도가 이 정도이지 않을까? 원래는 산책 겸 동물병원에 갈 생각으로 나선 길이었다. 더 걷기가 싫었는지, 병원에 가는 걸 눈치 챘는지, 지금 이 순간이 좋아서 그랬는지 랑지가 꽃 속에 머리를 파묻고 나오지를 않는다. 겨우 끄집어내서 단지를 벗어나려고 하면 나를 물끄러미 쳐다..
20180507 세상의 모든 다큐멘터리를 다 뒤질 듯 공룡다큐에 몰두하던 시간이 있었다. 아이는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해지기 전에’공룡 다큐를 같이 보자고 했다. “근데 왜 해지기 전이야?” “해지고 나면 마음이 조급해져. 편히 못 노니까~” ‘그래, 다큐를 보고도 아직 쉴 시간이 남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 거구나^^’ 화면이 뜨자, 아이는 공룡 얘기에 정신이 없다. 나는 10년 전에 살던 동네, 옛날 우리집, 늘 있던 평범한 저녁 시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그냥 DVD를 튼 것 뿐인데 마음이 조금 울컥, 한다. “지금도 공룡이 좋냐?” “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 프로토케라톱스도 나온다. 이 프로토케라톱스의 발가락 개수가 궁금하다고 해서 - 좋아하는 공룡이라 피규어를 여러 개 사줬..
20180506 하루 종일 1507걸음~ 별다른 운동 없이도 하루 6천보 정도는 걷는 내가 오늘은 거의 붙박이의자가 되어 지냈다. 아이의 공부를 ‘봐주다’보니 의자에 앉은 채 점심이 지나고 저녁이 되었다.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더니 자신의 과외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스스로 하고 있었다. 부족한 '자기공부’를 어떻게 보충할까 생각하다가 숙제하는 방법을 바꿔 보자고 했다. 수학문제 하나를 풀면 바로 채점을 했다. 맞음 패스! 틀리면 틀린 부분을 아이 스스로 찾아내거나 약간의 힌트를 줘서 다시 풀게 한 다음,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같은 이유로 다음 문제를 또 틀리더라도 같은 과정 반복! 그러다 보니 같은 이유로는 점점 덜 틀린다. 또 틀리지 않으려고 아이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바로 바로 채점을 해서 보니 1..
20180505 엄마에게 용돈을 보내드리려고 ATM에 왔는데 계좌번호가 떠오르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앞의 5자리는 예전에 남편이 쓰던 ‘ㅈ은행’ 계좌 번호가, 뒤의 7자리는 엄마의 번호가 떠올랐다. 기억해내려 하면 할수록 남편의 옛 ‘ㅈ은행 번호’가 끈덕지게 달라붙어서 누구의 것도 아닌 번호가 자꾸 떠올랐다. 엄마가 20년 넘게 쓰고 계신 거라, 내게도 20년 동안 저장되어온 번호이다. 적거나 외워두지 않았어도 자판기처럼 누르면 나오는 번호였다. 사실, 번호를 잊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달 전 미국에 사는 언니가 카톡으로 물어왔을 때도 30분 만에 겨우 답을 해 준 기억이 있다. 언니 중 한명에게 전화를 했다. “입금 안 해. 옆에 사니까 그냥 드리지^^” 동생에게 물었다. “나는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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