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00216

3,4년 전, 처음 PPT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을 땐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다.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남편에게 전화로 PPT에 대한 질문을 하는 걸 보면서 '내가 할 줄 알아야겠구나' 생각했던 게 시작이었다.

작년 11월, 집 앞 공공도서관에서 5주 완성 PPT 강좌가 열렸고, 나는 의욕에 불타서 수강신청을 했다.
5주에 무료라니, 자기소개서를 PPT로 써보리라 가슴 설레면서 강의를 들으러 갔다.

강의는 아주 재밌었고, 강사는 정확하게 핵심만 짚어서 잘 설명해 주었다. 유머러스하기까지 했고, 수강생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면서 참여를 유도했다.
10점 만점에 9.5를 주고 싶은 정도로 강좌는 재미있었는데, 막상 들은 대로 직접 해보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분명 한국말인데도, 들으면서 바로 실습해 보는 데도, 강사의 설명은 다 듣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는 영어 듣기 평가 문제 같았다.

나는 제대로 배워보지도 못하고 PPT를 접/었/다.

지난 13일, 원장 선생님과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를 했다.
다음날 원장 선생님은 '(새로운 프로그램을)한번 해보자'라고 얘기했다.(본사에서 대부분의 홍보물을 지원하지만, 내부 게시물은 알아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만들지?' 나는 한글문서 외엔 쓸 줄 아는 게 거의 없다.

나는 PPT창을 열어놓고 아이에게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텍스트 창 여는 방법과, 클립아트에서 사진 불러오는 방법 두 가지만으로 내부 게시물을 만들었다.

첫시안


사진이 맘에 안 들어서 사진을 다시 바꾸고 원장 선생님 조언을 받아 글자 색깔을 바꾸었다. 조금씩 예뻐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게 시작했는데 강좌에 쏟아부은 시간보다도 빠른 시간 안에 한 장 짜리 내부 게시물이 완성되었다. 바로 한의원 현관에 게시, 내 생애 첫 PPT이다.

게시물 1 완성

15일인 어제, 나는 휴무였지만 어제 게시한 내부 게시물에 대한 안내문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바로 만들어 보았다. 한 사람이라도 물어볼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다.

광고 카피를 쓸 때처럼 썸네일을 하고, 필요한 카피를 썼다. 의료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원장 선생님에게 요청해서 좀 더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두 번째 내부 게시물을 완성했다.

 

게시물2 완성

PPT강좌를 듣고 접었던 마음은 내부 게시물 두 장으로 다시 살아났다. 아, 심지어 재밌다.

 

 

 

'한의원에서 일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의원에서 일하기7  (0) 2020.03.19
한의원에서 일하기6  (0) 2020.03.04
한의원에서 일하기4  (0) 2020.03.04
한의원에서 일하기3  (0) 2020.03.04
한의원에서 일하기2  (0) 2020.03.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