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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양면을 보게 되는 날

솔초 2019. 8. 17. 22:56

20190817

큰 딸은 아침부터 와서 공부하고, 작은 딸은 점심 먹고 다시 나온 큰 딸과 같이 와서 공부하고 -작은 딸은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잠들기도 했다 -, 도서관 문 닫기 3분 전엔 두 사람의 엄마가 들어온다. 난 이분을 보자마자 5시 55분에 껐던 피시를 다시 켰고, 문 닫기 1분 전, 559분에 이 분이 빌렸던 책을 반납 처리했다.

이 엄마가 폐관 3분 전에 등장한 이유는 딸들의 공부시간을 1분이라도 더 늘려주고 싶어서인 걸 그동안 알고 지내면서 나눈 대화를 통해 짐작은 하고 있다.

이용객이 없을 때엔 정확히 6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 전등을 끄고 문을 닫지만, 이용객이 있을 땐 에어컨만 10분 전에 끄고 마지막 사람이 나가는 6시까지 불을 켜 둔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2,3분을 지체하는 사람도 가끔 있지만 매정하게 내쫓진 못한다.

집 앞 구립도서관 사서가 폐관 10분 전부터 폐관 안내방송을 두 번씩 하는 이유를 이제 나도 알 것 같다. 폐관 시간을 알고 있지만, 사서의 뒷정리 및 폐관을 돕기 위해 빨리 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땐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폐관 5분 전까지 필사를 하다가 나오곤 했는데, 그 당시엔 짐작도 못했던 지역 사서로 내가 일을 하다 보니 6시 폐관인 거 뻔히 알면서 마지막 6시까지 버티듯 앉아있으면 뒷정리할 시간 3,4분 정도는 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 근로계약서에 적힌 나의 근무시간은 지켜져야 하니까^^

나는 6시까지 근무하고 싶고, 그들은 6시까지 공부하고 싶어 한다.

두 역할을 다 경험해 본 입장에서 말한다면, 둘 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불가능하다. 내가 지역 사서에 지원할 때 자소서에 쓴, 도서관의 몰랐던 면들을 지금 경험하고 있다.

 

지원당시 나의 자기소개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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