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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아릿한 날

솔초 2019. 7. 28. 23:28

20190728

아침에 일어나 2시간씩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와 랑지랑 산책을 하고, 간식을 만들고, 식사 준비를 하고, 집안 정리를 하고, 아이의 학교 시간표처럼 순서대로 돌아가던 나의 일과가 불과 1주일 만에 달라졌다.

내려놓았던 일을 11년 만에 다시 하게 된 지금의 느낌은 해외여행에서 돌아올 때 비행기가 우리나라 하늘 위에 떠 있고 조금씩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보이기 시작하면, ‘, 우리나라다하는 반가운 마음이 밀려옴과 동시에 여행지에서 있었던 기억들이 조금씩 어딘가로 밀려들어갈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몇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나의 일상들이 조금씩 어딘가로 밀려들어가는 듯 아릿한 느낌.

마치 지금이 익숙한 일상이고 불과 1주일 전일 뿐인 그때의 시간들은 오래된 기억처럼 아련하게 느껴진다. 방학이 끝나면 근무시간이 2시간으로 줄어드니까 조금 바빠질 뿐 다시 1주일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데도.

1. 내가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게 잘 적응하고 있거나

2. 필요 이상으로 적응을 잘하고 있어서 피곤한 줄도 모르거나

3. 11년 만에 뒤바뀐 일상을 실수 없이 하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심신이 오로지 도서관만을 향하고 있고, 나도 모르게 어딘가가 아픈데도 나는 모르고 있거나,

셋 중의 하나라고 짐작하고 있다. 그래도 1번이었으면 좋겠다. ^^

 

비행기에서 본 러시아 영공 어디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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