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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이 말 때문에 보고 싶어진 책.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 책이 뚝 떨어졌다기 보다는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권한 지인이 이 책 또한 권해서 오늘 낮에 주문한 책이다.
삽화도 있고, 픽션들보다 글자도 크며, 매수도 픽션들의 절반도 안 된다. 내게 버거운 책을 필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픽션들'이 기준이 되었다. 지금부터 읽을 것이지만 픽션들 만큼 난해하진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픽션들'의 108페이지엔 '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은 내가 쓰는 언어를 이해한다고 확신하는가' 하는 문장도 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던지... 작가도 내가 힘들어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읽는 사람이 얼마나 고생하면서 읽을지 알면서 굳이 이렇게 쓴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
지금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250페이지를 다 읽을 즈음엔 알게 되길 바랄 뿐이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치 않았던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순간에, 아니 할 수 밖에 없다고 포기했던 지난 많은 순간들에 저 문장을 알았고 말해 볼 수 있었다면 나의 삶은 달라졌을까? 다니던 직장에서는 잘리고, 주변 사람과는 불화를 일으키고, 인간관계는 다 망가졌으려나? 지금까지 수많은 NO를 말해 왔으나, 지금까지 알고 있던 NO중 가장 당당한 NO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겠다는 당연하면서도 낯선 발상. 지금부터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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