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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약속을 못 지킨 날

솔초 2019. 5. 12. 22:09

20190513

 

예순 번째 노래 일기에 김○○님이 댓글을 달았다. 전에 가끔씩 달곤 하던 서○○○님은 닉네임을 썼는데, 이 분은 실명과 휴대폰 번호까지 남겼다.

댓글 내용만 봐도 서도민요를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이 왔다.  난봉가 배우기의 어려움에 대해 구구절절 써 놓은 예순 번째 노래 일기 속 상황이 자신의 경험과도 겹쳤는지 댓글의 반이 난봉가 얘기다.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 번호를 내 폰에 저장해 두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저장을 하고 나니 카톡 친구에도 이름이 뜬다. 이름을 보고 짐작은 했지만 프로필 사진을 보니 음, 남자분이다.  조금 연배가 있어 보이시는...

잠시 망설여졌다. 톡을 하든 전화를 하든 결국은 서도민요 얘기를 할 것인데도, 같이 배우는 사람이 없는 내게 동지가 되어줄 수도 있을 텐데도, 왠지 어려워서 먼저 말을 걸지 못했다. 또래의 여자였다면 편하게 먼저 톡을 했을 것인데... 

결국 그분의 휴대폰 번호를 내 휴대폰에 저장해두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번호를 다시 지웠다. 그분이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면 친구 목록에 서 내 이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 순간을 목격했을 수도 있다.  당장 말 걸 용기도 없으면서 그분의 친구 목록에 애매하게 떠 있기만 하는 것도 이상할 것 같았다.

아~~~~~~~! 이게 뭐라고 고민을 ㅜㅜ

 

제가 너무 소심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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