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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8
내가 전화를 하면 엄마가 먼저 일기를 읽어 주신다.
“자, 16일 것도 들어봐, 잉?”
그리고는 낭독을 하신다.
「저수지 주변도 나무들이 예쁜 녹색을 내느라고 애쓰고 있다. 꽃이 한 가지 늘었다. 예쁜 싸리꽃이 군데군데 피었다. 저수지를 돌다 보니 똑같은 나무가 물속에 두 그루가 있다. 그래 내가 이름을 '水中나무'라고 지어 주었다. 」
“무슨 나무?”
“수중나무!!! 그림도 딱 그려놨어.”
“오~~~~!”
“어저께, 17일 꺼. 들어봐, 잉?”
엄마의 낭독이 이어진다.
배우지 않았어도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을, 글쓰기의 즐거움도 알아버리신 듯하다. 나는 겨우 3주 동안 엄마의 일기를 대필했을 뿐인데, 이젠 나의 도움 없이 엄마만의 글쓰기를 하고 계신다.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엄마가 거의 매일 운동 삼아, 산책을 하신다는 금천(정확한 명칭은 금평. 16일 이후의 일기를 보면 '금천'이 아니라 '금평'이라는 걸 알게되었다는 내용의 일기도 있음). 찾아보니 전라북도 김제이다. 벚꽃잎이 저수지 가장자리로 소복이 쌓여 있어서 밤에 보면 눈이 온 것처럼 보일 것 같다는 엄마의 얘기에 나도 금천저수지를 한번 가보고 싶어 졌다.
다음 주쯤 가도 소복이 쌓여있는 벚꽃 잎들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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