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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
거의 모든 추석 전날 밤은 시댁에서 보냈다. 음식을 만들거나 먹거나 치우느라 마당에 나가 달을 올려다 볼 여유도 없었다.
추석 당일 날 엄마집에서 올려다 본 달은 어딘지 애잔했다. 명절 일정의 고달픔이 더해지고 점점 속도가 더뎌지는 엄마의 걸음걸이 때문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있기 힘들었을 <내집에서, 내맘대로, 추석 보내기>가 얼떨결에 이루어졌다.
명절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뽑겠다고, 시민공청회를 열어 명절의 의미에 대해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게 20년 전이다.
기름 냄새 없이 평소 각자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평화로운 추석 전날 밤을 보내고 있다.
내가 결혼 초에 꿈꾸던 명절을 어이없게도 코로나19가 이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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