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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물들고싶지 않은 날

솔초 2019. 10. 8. 23:42
20191007
노트북에서 티스토리 창을 열어 일기를 쓴 뒤 '맞춤법 검사'를 누르면 띄어쓰기와 틀린 글자들을 고칠 수가 있다.
편리해서 좋기는 한데, 자주 틀리거나 몰랐던 것들을 전처럼 외워두려하지 않게 되었다. 알아서 고쳐주니까 나는 점점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20년 전엔 이오덕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 외에 달리 물을 곳이 없어서, 국립 국어 연구원의 '가나다라' 에 전화를 해서 묻곤 했다. 띄어쓰기, 철자, 비슷한 두 단어의 사용법 등 우리말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보았고, 알게 된 것들은 포스트 잍에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외웠다.

휴대폰에서 티스토리 어플을 열어 일기를 쓸 땐 맞춤법 검사 기능이 따로 없어서 일일이 살펴봐야 한다.
검색창에 '맞춤법 검사기' 를 쳐서 궁금한 문장을 써본 뒤 틀린 부분을 고치기도 한다. 직접 고치니까 공부는 되지만 자주 실수하는 것들이나 틀린 줄도 모르고 써온 글자들은 교정을 봐도 살아남는다. 맞는지 틀린지를 몰라서 찾아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독서모임 회원들과 톡을 하면서 말과 글에 대해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한자말로 된 낱말들이다.
한 회원은 두 글자가 넘는 낱말들은 거의 일본말로 봐도 될 정도라고 얘기해 준다.

오늘도 톡을 하다가 '인간'을 '사람'으로, '숙성이 되어서'를 '익어서'로 다시 쓰게 되었다. 내 말과 글이 한자말에 물들어 있구나~
이 참에 일기도 한글로 바꿔보고 싶다고 했더니 '날적이'로 많이들 쓴다고 얘기해 주었다.

그럼 '솔초의 노래 날적이'ㅋㅋ? 모든 말을 바꿔쓰기 힘들고 오늘 일기에도 바꾸지 못한 한자말들이 많지만, 오염이 덜 된 글을 쓰고 싶다. 내 일기를 읽고 다른 사람들도 한자말에 물들면 안 될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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