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라서 좋은 날
20190528 내가 노트북 앞에 앉으면 집안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랑지가 나의 기척을 듣고 나타난다. 내 옆에 앉기 위해서다. 랑지가 좋아하는 위치는 두 군데다. 한 군데는 테이블 위. 소파보다 높이가 낮아서 랑지의 길지 않은 다리로 만만하게 뛰어오를 수 있는 높이다. 노트북 옆에 나란히 랑지가 앉긴 하는데, 내겐 대체로 뒷모습을, 어쩌다 옆모습을 보여준다. 또 한 군데는 내가 앉은 거실 바닥의 오른쪽이나 왼쪽 옆이다. 내 허벅지 근처에 자신의 엉덩이를 대고 등을 보인 채 앉아 있다. 한 번은 내 무릎 위에 올려 주었더니 '아줌마와 이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몸을 쑥 빼고는 뒷모습을 보일 수 있는 그 자리로 가서 다시 앉았다. 유일하게 나를 빤히 쳐다볼 때는 내가 무언..
하루일기
2019. 5. 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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