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잃어버린 날
내게 너무 소중한 일요일을 귀퉁이만 붙잡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하려 했던 중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게 치고 들어온 일 때문에 내 일들을 하지 못했다. 내 시간인데도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가져가고 마치 자기 시간인 듯 내 시간을 당당하게 쓴다. 어떤 땐 내게 묻지도 않고 쓰고, 쓰고나서도 고마워하지도 않는다. 내가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내가 나를 위해 실제로 쓴 시간은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시가의 명절, 농사일정, 생신 등 행사들은 1년에 10번 이내이지만 내게는 가거나 가지 않을 것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지난 추석의 호캉스 때는 왜 내가 혼자서 쉬고 싶어 하는지를 끝없이 설명해야 했다.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한 남편은 나를 '명절에 무단가출한 아내'라고 말한다..
하루일기
2019. 11. 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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