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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기

내 소개글을 써본 날

솔초 2020. 1. 9. 20:51

20200109

GC클럽에 신청했다. GC클럽은 개인브랜딩을 위한 SNS 활용 루틴 형성 커뮤니티다.
그 첫 글로 나는 '나를 알리는 글'을 써보았다.

[1주_루틴 _ 나를알리기]
-자기소개
*팔순의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효녀가 되려했던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집에선 제가 효녀로 불리고 있습니다. ^^
까칠한 내 아버지 비위 맞추면서, 큰동서 시집살이 하면서, 풀빵도 굽고, 돼지도 치고, 하숙도 하고, 열심히 살아온 내 엄마, 종달이(수평어 이름)!
여섯 딸의 육아, 교육, 취업, 결혼, 출산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친정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모두가 떠난 집에서 아버지와의 삶을 지켜가고 계시는데도 저는 그 평온해 보이는 노년의 삶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종달이가 엄마로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인간 종달이의 삶도 있다는 걸, 종달이가 죽기 전에 알아차리길 바랬어요.
종달이는 2019년 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2020년 새해 첫날엔 구몬영어로 공부하기 시작했했어요. 종달이는 외할머니가 중학교를 안 보내줬대요. 단식투쟁도 했지만, 결국 가진 못했습니다.
좋은 옷, 맛있는 음식, 용돈도 좋지만 저는 내 엄마가 아닌 종달이 개인의 인생을 찾아주고 싶어요.
참고로 구몬선생님은 신청서에 저를 종달이의 학부모로 입력해 놓았다고 합니다.^^

*400년 전의 노래를 배웁니다.
서도민요를 배우고 부릅니다. 서도민요는 황해도 평안도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로, 배우기 전엔 저도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문화센터의 민요교실 앞을 지나다가 호기심에 시작한 것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배워서 뭐 하려고 그러냐?, 그런 걸 왜 배우냐?, 그게 뭔데?' 라는 말을 요즘도 듣곤 합니다.
호사스러운 취미, 혹은 수익을 창출할 만한 일이 아닌 일에 마음을 쏟는 저에 대한 답답함이 느껴지는 말들이지요.
음악전공자도 아닌 아마츄어가 1주일에 한번 배우고 간간이 연습하는 걸로 무엇을 이룰지는 저는 모릅니다. ^^

*숨쉬기 위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고 10년을 아이엄마로만 살았습니다.
아이는 너무 이뻤지만, 그렇다고 내가 행복해지진않았어요. '여자는 자식이 잘 되는 게 최고의 복이다'는 엄마의 말이 내게는 아니었나 봅니다.
이렇게 살다간 내가 말라죽는 건 아닐까, 나란 사람은 속살을 다 파먹은 게 껍데기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살았습니다.
20년을 헤매고 찾은 답은 너무 간단했어요. 엄마이기 전에 나로 살 것!
한 번 용기를 내자 다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올라왔습니다.
나를 지우고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엄마,아내, 며느리로만 사는 삶이 저는 숨이 막혔어요. 숨이 막힌 줄도 모르고 미련하게 살다가 일을 다시 하고 나서 그때 숨이 막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난 5개월은 한 중학교의 도서관에서 계약직 지역사서로 일했고, 얼마전 다시 계약직 알바를 시작했어요.
6개월 단위로 새로운 일을 찾아 배우는 삶을 제가 또 언제 살아보겠어요?

-GC CLUB 가입동기
티스토리에 '솔초의 노래일기'를 2년째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꾸준히, 매일, 짧게라도, 거르지 않고 쓴다는 원칙은 지켰는데,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는 일은 아직입니다.
GC CLUB에서 이것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활동목표(3개월)
지금 하고 있는 블로그의 글들을 더 많은 사람이 읽게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숫자로 정해보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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